우선 이렇게 합작 글을 백업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. 합작을 신청하던 때만 해도 ‘이 즈음 내가 정말 바쁠 것 같은데 과연 펑크내지 않고 마감을 할 수 있을까…’ 싶었거든요. 지각 제출하긴 했지만 그래도 결국 글을 완성해서 백업까지 하다니!! 기쁘네요.
사실 후기는 그냥 어물쩍 넘길까… 했는데, 백업할 때 꼭 후기를 쓰겠다는 약속을 덜컥 하게 되어서 부랴부랴 이 글을 씁니다.
<평행선 너머의 사랑>은 저의 세 번째 잇솔 글인데요 (포타 업로드 상으로는 네 번째가 되겠네요!). 기존에 제가 쓴 잇솔의 전형을 스스로 뒤엎고 싶다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. 그 전 두 글은… 전형적인 헤.결 오마주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. 근데 둘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방식에 디지털 기기가 사용된다는 점이 (페이스 아이디, 파파고, 전자 메일 등) 헤결 같다는 평을 들어서 좀… 신기했습니다. 내 잇솔은 어쩔 수 없이 헤결이구나… 받아들이게 되었고…
재미 요소를 좀 더 가미하고 싶었는데 제 삶이 팍팍하고 고칠 기력은 부족했던 나머지 저의 전매특허 <과도한 낭만성 범벅 정식> 고백이 등장하고 맙니다. 이 후기까지 읽고 계시다면 어떤 부분인지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. 개인적으로는 쓰면서 조금 통탄스러웠습니다. 그런 게 꼭 싫은 건 아닌데, 고백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조밀하게 못 그린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요.
그래도 고백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… 한솔의 덤덤하고 구구절절한 고백은 사실 간단하게 축약 가능합니다. 좋아한다. 너랑 있으면 기쁘다. 그리고 날 그렇게 만드는 너를 더 알아가고 싶다.
명호는 한솔과 있으면 자기가 ‘깊은’ 사람이 된다고 합니다. 사실 약간의 말장난이었어요. 자연스러운 맥락의 말은 아니잖아요.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명호의 캐릭터는 그 ‘깊음’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… 한솔의 몸으로 살면서 한솔을 이해하고자 하는 과정을 걷고, 한솔을 만나고, 이야기를 하고… 그 모든 과정에서 ‘깊어지는’ 명호가 보고 싶었습니다. 단순히 기뻐지는 것 그 이상이죠.
그리고 사실 명호도 간단합니다. 서명호는 최한솔의 부재 내내 걔가 보고 싶었거든요. 저는 보고 싶으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. 그래서 제 글에서 보고 싶었다고 하면 보통 좋아한다는 말과 동급입니다.
허술한 구석이 많은 글입니다. 전개 진행이 좀 어려운데? 무당 투입. 가라 다슬무당! 잇솔에게 호통을 쳐줘. 이런 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…
저는 ‘영혼 체인지’도 정통 클리셰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. 예전이지만 시크릿 가든도 너의 이름은도 재밌게 봤거든요. 근데 둘이 왜 몸이 바뀌었더라? 그건 도저히 기억이 안 나더라구요. 그러다가 또 생각했습니다. 근데 그게 꼭 중요한가? 명호의 마지막 메일에 등장하듯 이 모든 건 결국 운명의 장난입니다. 이 세계는 명호와 한솔이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도록 제가 만든 세계니까요.
합작이 공개되고 재밌는 질문을 하나 받았는데요. 둘이 대체 뭐하는 애들이길래 인스타 팔로워가 그렇게 많냐는 거였어요. 여기에는 비하인드가 있긴 합니다만… 백업할 땐 좀 줄였습니다… (다시 보니까 너무 많긴 하더라구요? 거진 세븐틴 급 인기를 누리고 있어가지고…)
원래 설정은 이렇습니다. 일단 둘 다 대학생이에요. 근데 일개 대학생이 왜…라고 물으신다면,
최한솔(활동명:Vernon)의 인스타 프로필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그의 사운드 클라우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. 꾸준히 크루와 곡 작업을 하는데, 이 중에 히트한 노래가 두 개 정도 있습니다. 힙합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떠오르는 신예 루키 정도의 인지도는 있고, 일반인들 중에서도 버논이 누군지는 몰라도 어 이거 어디서 들어봤다… 하는 노래가 두어 곡 있다는 설정입니다. 그리고 잘생겼잖아요? 얼굴 사진 올릴 때마다 팔로워가 몇 백씩 뜁니다. 물론 제대로 된 얼굴 사진을 잘 안 올리긴 하지만… 다른 사람 스토리에 단체로 찍은 셀카에 태그된 거 보고 들어오는 사람도 많습니다. 원래 전공은 영상 쪽인데 취미로 하던 음악이 본업 엇비슷하게 돼서 졸업 후 진로는 현재 고민 중. 전공 살려서 찍은 뮤직 비디오 반응이 나름 핫해서 유튜브 수익도 좀 들어오고… 유명세가 있으니 인스타 협찬도 좀 들어오고…
한편 서명호는 그보다 다양한 걸로 화제가 되었는데… 일차적으로는 모델 입니다. 인지도 좀 있는 브랜드의 피팅 모델. 대학은 패션 쪽으로 왔습니다. 한국에 온 건 단순히 그가 존경하는 디자이너가 한국인이라는 이유 뿐. 그런데 어릴 때부터 해 온 무술 경력을 살려서 스턴트 연기 알바도 하고 있습니다 (사실 이건 그냥 서명호 길라임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). 사진도 잘 찍어서 감각적인 사진도 많이 올리고… 여기까지는 그래 인기 많겠네… 근데 그렇게까지? 싶은데, 그가 본격적으로 팔로워가 불어나게 된 건 릴스(…) 때문입니다. 이게 뭐야?? 싶은 골 때리는 릴스 영상 몇 개가 sns에서 바이럴을 타면서 일약 스타가 됩니다. 근데 다른 영상 보면 멀쩡하고 키도 크고 잘생겼어. 평범하게 춤추는 영상 보면 또… 잘 춰! 볼 거리가 많은 캐릭터다 보니 손쉽게 인스타 셀럽에 등극합니다. 친구 따라서 잠깐 출연한 브이로그에서 친구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어 트위터에서는 고전 짤처럼 서명호 캡처가 쓰이고요.
인플루언서 커플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… 둘 다 은은하게 관심 즐기는 타입이라 잘 해낼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.